바람은 나뭇잎을 기다린다 / 차영섭
예부터 바람과 나무는 깊은 인연이 있었다
바람이 따스워지면 잎이 나고
바람이 차가워지면 잎이 지고
그래서 언제나 정겨운 사이다
비가 멀리서 올 때면 바람이 먼저 와서
나무에게 알려주고
행여 나무의 건강이 걱정될 때면
가끔씩 찾아와 체조를 시킨다
해가 떴건만
나뭇잎은 아직 꿈을 꾸고 있나 보다
바람은 잠에서 깨어나
허공을 맴돌지만 쓸쓸히 의지할 곳이 없는데
아, 나무들이 지금 막 바람의 눈치를 챘는지
하나 둘 아기들을 외출 보내고 있다
신록이 우거지면 나의 쉼터가 되어주고
뙤약볕이 쪼이는 날엔 그늘이 되어주며
내가 움직이는 대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오! 나의 영원한 동반자여,
어서 오라 나 그대를 기다리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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