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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나는 달걀' 토란 요리

藝友 2008. 10. 12. 22:18
[무드푸드] '땅에서 나는 달걀' 토란 요리
 

여름 내내 다이어트한다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더니 가을 늦더위에 오히려 더 지치는 것 같아요. 소화도 안 되고 가슴이 울렁거려 밤에 잠도 푹 자지 못하는 증세가 계속됩니다. 화장실도 잘 가지 못하고요. 도움 될 음식이 있을까요? -20대 회사원

지나친 다이어트로 몸에 무리가 왔군요. 몸과 마음을 망치는 다이어트보다, 그 부담을 다이어트하시는 게 여러 면에서 이득일 듯합니다.

우리가 추석 때 탕으로 딱 한번 먹는 토란(土卵)이 지친 몸에는 보약입니다. '땅에서 나는 달걀'이란 뜻이니, 그만큼 몸에 좋다는 선조들의 뜻이겠지요. 토란은 체력이 고갈된 몸에 질 좋은 탄수화물을 공급해줄 뿐 아니라, 알칼리성 식품으로 원기 회복에 좋은 식물성 강장제입니다. 열대 지방에서 널리 재배되는데 영어권에서는 타로(taro)라고 하지요.

토란이 소화가 잘 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요. 하지만 생체리듬을 관장하는 호르몬으로 비싼 약으로 판매되는 천연 멜라토닌(melatonin)이 담뿍 담겨 숙면은 물론, 면역력을 높여주고 피부 미용과 노화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또한 신경을 안정시켜주고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칼슘, 탄수화물과 지방 대사를 돕는 비타민 B1, B2도 들어 있습니다.

토란의 찐득하게 씹히는 맛과 미끈거리는 식감을 싫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끈적거리는 성분은 '무틴(mutin)'이라는 당과 단백질의 복합체로, 간장이나 신장을 튼튼히 해주고 단백질 소화를 촉진시켜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이로운 성분입니다. 고혈압과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칼륨도 다량 함유한 데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腸)운동에도 도움이 됩니다.

지금 한창 제철인 토란을 다양하게 즐겨보세요. 보통 탕으로만 먹지만, 감자나 고구마가 사용되는 요리라면 어떤 것이든 대체할 수 있습니다. 데쳐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일년 내내 사용할 수 있어요. 다시마와 불린 흰콩, 뿌리채소를 넣어 연하게 간을 한 토란 조림은 다이어트식으로 그만입니다. 생선 조림에 감자 대신 사용해도 좋겠지요. 갈아서 감자전처럼 토란전을 부쳐도 좋고요. 토란과 마찬가지로 칼슘과 비타민이 많은 아삭한 셀러리와 삶은 달걀을 넣어 '토란 샐러드'를 해보면 어떨까요. 얇게 썰어 바짝 말렸다 튀겨내면 서양 사람들이 비싸게 사먹는 스낵인 '타로 칩'이 됩니다.

섬유질 덩어리로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좋은 토란대는 껍질만 살짝 벗겨 데쳐서 나물로 무치거나 볶아먹으면 변비약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토란대가 빠진 육개장이나 추어탕은 제 맛이 나질 않지요. 제 맛이 든 가을 무와 토란대 나물을 넣어 지은 토란대 무밥도 별미가 될 것입니다.

단, 토란의 아린맛을 내는 성분인 수산칼륨이 다량 축적되면 결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소금물이나 쌀뜨물에 데쳐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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