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 해안도로 둘레길로 도보를 다녀왔다
12km... 걷는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처음 가본 그곳의 풍경에 마음을 빼았기고 왔다
겨울바다가 아름답다는 말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
소란스러운 여름바다만 생각했던 나의 상식에 마침표를 찍고 말았네.
한적한 풍경과 적당한 겨울바람..높지 않던 파고에 파도소리도 음악처럼 들리더라..
대합껍질이 모래 속에 파묻혀 있는 그 모습이 심장을 그려놓은 듯..
할미,할애비 바위에는 전해져 오는 이야기가 있는데
먼 옛날 통일신라시대의 흥덕왕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상왕 장보고는 청해에 진을 설치하고 대사가 되어 해상권을 장악해가고 있었는데
서해안의 중심지인 안면도(견승포)에 승언장군을 파견하게 된다.
승언장군은 병사들과 주민들을 매우 아끼고 사랑으로 다스리어 사기가 하늘을 찌를듯 높았다고 한다.
승언장군에게는 미도라는 아름다운 부인이 있었는데
둘의 사랑은 인근의 모든 사람이 부러워 할 만큼 금슬이 아주 좋았고 날이 갈 수록 사랑은 깊어만 갔다.
그러던 어느날 승언장군은 장보고로부터 급히 군선을 이끌고 북쪽으로 진군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전장으로 떠나는 승언장군은 사랑하는 아내와 기약 없는 작별을 하고 명에 따라 전장으로 나가게 되었다.
그 후 여러날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자
초조해진 미도부인은 바닷가 높은 바위에 올라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일편단심으로 남편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렸으나
장군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도 미도부인은 포기하지 않고 밤낮으로 수십년을 기다리다 이 바위에서 죽고 말았다.
그 뒤 이 바위를 할미바위라 부르게 되었으며
그 후 어느날 갑자기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천둥 번개가 온 천지를 뒤집는듯 하더니
할미바위 옆에 큰 바위가 하나 우뚝 솟아 올랐는데 사람들은 이 바위를 할애비 바위라 부르게 되었다.
안면읍의 중심지인 승언리는 승언장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승언장군이 살던 마을이라 해서 승언이라 부르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날아 다니는 갈매기를 가까이서 보긴 처음이었다.
갯벌에 내 동댕이쳐진 작은 어선들이 군데 군데 흉물처럼 버려져 있었지만
그것도 ..
앵글속에 담으니 아름다운 풍경으로 그려지네..
돌아오는 길 해질녘 ...부서지는 내리는 빛이다..
내가 아주 좋아 하는 풍경중에 하나다.
....
아무도 없는 곳에 벤치하나 놓여 왠지 외로워 보이는..
그곳에 잠시 피곤함을 풀면...
누군가 따뜻히 어깨라도 감싸 줄것 같은...영화같은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