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들쑥날쑥 찾아뵙던 어머니께
2주일에 한번씩 찾아 뵈오려고 요일을 정해 놓은게 첫째와 셋째 월요일이다.
오늘은 장맛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날이었지만 비를 핑계로 미루면 정해놓은 요일과 나 자신에게
또 소원해질까봐 빗길을 뚫고 어머니께 다녀왔다.
큰오빠와 동생들은 나름 시간을 잡아 찾아 뵙지만 각각이 찾아 뵈어야 어머니께서
덜 외로우실 것 같아 다들 따로 행동한다.
어머니께서 92세이시니 나와는 꼭 30년 세월의 차이가 난다.
처음, 요양병원에 모셔두고 뒤 돌아서던 발걸음이 얼마나 무겁든지...
또, 찾아 뵐때마다 내 손을 붙들고 눈물 흘리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마음으로
얼마나 통곡을 하는지,
자식들이 많으면 뭐 하겠느뇨? 다들 저희 살기 바빠 어머니를 병원에 모셔두는 이 불효를 ...
몇 주 전에는 화장실에서 넘어져 오른쪽 팔에 기브스를 하셨다.
두달이 지나야 뼈가 붙는다는데 날이 더워 여간 마음이 쓰이는게 아니다.
5남 1녀로 자라온 나를 붙들고 늘상 하시는 말씀이
'우리 딸 안낳았으면 어쩔뻔 했느냐'고 ...
내딸 내딸 고명딸 하시면서 참으로 많은 사랑과 정을 주셨다.
늘 무뚝뚝하고 자상하지 못한 이 딸내미 성격이 아주 많이 죄스럽다.
내 어머니를 보면서 나의 노년을 상상하게 된다.
삶이라는게 일장춘몽이고, 다 그런 것이라고 말들 하듯이
나도 어느새 노후를 걱정하고, 건강을 염려하며 하루 하루 연명해 가는 시간들로 살아가고 있다.
어머니께 증손주들 사진도 보여드리며, 나와 함게 셀카를 찍자하니
어느새 한 손이 머리를 곱게 쓰다 듬으려 머리위를 스친다.
90이 넘으셨어도 마음은 늘 소녀 같으신 내 어머니...
이 불효를 용서 하시고 조금이라도 더 살아계셨으면 하고 바래보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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