音樂膳物 ♬

첼로처럼 살고 싶다

藝友 2016. 8. 2. 00:22

첼로처럼 살고 싶다 - 문정희

 

 

 

하룻밤 쯤

첼로처럼 살고 싶다

 

매캐한 담배연기 같은 목소리로

허공을 긁고 싶다

기껏해야 줄 몇 개로

풍만한 여자의 허리 같은 몸통 하나로

무수한 별을 떨어뜨리고 싶다

 

지분 냄새 풍기는 은빛 샌들의 드레스들을

넥타이 맨 신사들을

신사의 허세와 속물들을

일제히 기립시켜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를 치게 하고 싶다

 

죽은 귀를 잘라버리고

맑은 샘물을 길어올리게 하고 싶다

슬픈 사람들의 가슴을

박박 긁어

신록이 돋게 하고 싶다

 

하룻밤 쯤

첼로처럼 살고 싶다

 

 

 

 

 

( Loving Cello -Ralf Ba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