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마르소의 안나 카레리나는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으로 시작하고 비창으로 끝난다.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에프 등 러시아 음악들이 잠깐씩 나오긴 하지만
포인트는 역시 음울한 분위기에서 고통과 절망이 넘실대는 비창의 마지막 4악장 이다.
열차로 뛰어 들기로 맘 먹은 후에 소피는 저승문 한쪽에 발을 들여 놓는 사람이 된다.
차이코프스키가 자살을 결심하고 독배를 마신것이 비창 교향곡이 초연 된 며칠 후
차이코프스키도 그 며칠 동안을 발이 술잔 높이 정도로 지면으로 부터 붕 뜬 채
유령처럼 거리를 흘러다녔을 것이다.
누가 드랬던가 "바람의 말로는 혹독 하여라...." 라고
세태를 반영하여 농담처럼 한마디 하면
유부녀가 바람을 피울 때는 유희에 초점을 두고
상대에게 너무 많은 정을 주지 않아야 하며
새 애인과의 사랑 역시 언젠가는 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영화 속 안나는 너무나 순수하고 순진 했던 것 같다.
조금만 뻔질한 스타일이었어도
바람은 바람대로 즐기고 가사에 충실한 척하며
이렇게 죽지는 않았을 텐데...
자신의 외도를 참사랑이라 믿었던 안나의 순수함을 욕하고 싶진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