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레이건 씨가 자신이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사실을 모른체 타계했다거나
요한 바오로 2 세 교황께서도 선종하시기 직전 평생의 의연하시던 모습이 아니었던 것은
사람들의 노년에 찾아오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병 때문이었다는 말을 듣고는 나이 들어 갈수록
어느때 나 자신이 그렇게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니 걱정스럽고 두렵다.
나의 孝心을 말하려는게 아니고 95세이신 내 어머니께서도 몇 해 째 요양원에 계시는데 치매를 앓고 계신다.
자주 가서 뵐 수 없고 형제들과 따로 따로 문안을 하지만 世間에서 말하는 '예쁜 치매' 라서 그런지
care 하기 매우 어려운 말이나 행동을 보이지는 않는다해도 말씀과 행동의 절반 정도는 時空間의
인식이 뒤엉킨 모습을 보이신다.
말씀하시는 발음이 명확하고 말씀 내용이 이치에 딱딱 들어 맞은듯 한데도
갑자기 오래 전에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고,
평생 맘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것 같은 말씀으로 듣는 사람의 마음을 찡 하게 하신다.
며칠 전 방문 했을때는 다음에 올적에는 당신이 읽으셨던 일본어 소설을 가져오라 하시니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 하면서도 어떻게 대해 드려야 마땅한지 알 수 없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外樣의 이곳 저곳이 쪼그라 들고 볼품이 없어지듯이
머릿속 뇌 역시 비슷한 현상이 생기고 따라서 認知能力이 낮아지는 때문이라하니
사람이 나이들면 늙지 않을 수 없듯이 생명이 있는 동안
사람들이 가장 맞닥뜨리고싶지 않은 질환이 치매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 신문에 오래 전 유명한 미녀 여배우였던 윤정희 씨가 치매를 겪고있다는 기사가 길게 실렸다.
王侯將相이라해도 美男美女라해도 치매라는 질환이 코 앞에 닥치면 피해갈 도리가 없는 일이다.
치매에 걸렸다(?)는 것이 죄를 지었거나 부끄러워 감추어야 할 일이 아닌데도
쉬쉬 하며 사실을 덮으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윤정희 씨의 남편 백건우씨와 딸의 용기와 솔직함이 보기 좋다.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던 윤정희를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할 수 있다.
정작 윤정희 자신은 알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요양원에서 휠체어에 어머니를 태워 엘리베이터로 내려오며
내 어머니께 "누구인줄 아셔요?' 하고 묻는 도우미 여인에게 '내가 그걸 모를까봐?' 하는듯이
눈을 흘기시며 "내 딸이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딸!"
하시며 不孝莫及한 딸의 방문을 자랑삼아 말하고싶어 하시는 어머니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한편 가능하기만 하다면 자신에겐 '癡呆의 魔手' 가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법으로
잘 알려진 책을 읽고, 편지나 일기를 쓰고, 정겨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 하고, 좋아하는 일 꾸준히 하고,
즐겁게 운동도 하는 멋진 노년을 보냈으면 하는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