映畵 名畵

님은 먼곳에

藝友 2013. 2. 3. 19:11

 

 

 


영화 <님은 먼곳에>에서 배경은 60년대 말 70년대 초 베트남 전쟁이다. 그런데 영화의 중심내용과 여성의 역할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 다른 영화들과는 분명 다르다. 영화 <진주만>에서도 전쟁의 배경이 주인공 간의 사랑이 더 애절하게 보이게 하는 수단에 불과하더라도 전쟁 장면은 중심적 내용을 이루고 있다. 또한 영화에서 여성은 사랑하는 남자를 전쟁에 보내고 기다리는 여성으로 그려진다. 한국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더라도, 장동건의 아내 배우 이은주와 그의 어머니는 두 아들을 전쟁에 보내고 남자를 기다리는 여성이다. 이렇게 전쟁 영화에서의 특징은 '전쟁'과 '남성을 기다리는 여성'이다. 하지만 <님은 먼곳에>에서는 전쟁에 중점이 있기 보다는 극 중 순이(수애)가 남편을 찾아가는 여정이 중심을 이룬다. 여기서 여성은 기다리는 여성이 아니라 바로 찾아가는 여성이다.


영화에서 순이는 왜 남편을 찾아 베트남에 가야만 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순이가 남편에 대한 사랑이 있다면 베트남을 가는 이유가 어느 정도 부여된다. 하지만 여기서 순이(수애)와 상길(엄태웅) 사이에서 사랑은 없다. 서울에 대학까지 나온 상길은 애인이 있는 상황에다가 둘 사이의 결혼은 강요에 의해 이루어 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멜로나 전쟁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서 순이의 베트남 행의 선택은 순이의 정체성을 찾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모티브일 뿐이다.


영화 내내 순이는 노래를 부른다. 영화늬 첫 장면에서부터 위문단 공연, 베트꽁에게 잡혔을 때도 계속해서 노래를 부른다. 위문단 공연에서나 헬기에서, 적어도 노래를 부를 때 만큼은 순이는 행복해 보인다. 여기서 영화는 순이가 노래로서 자아를 찾는 과정을 다루고 있을을 알 수 있다. 영화에서 계속해서 부르는 김추자의 노래의 가사는 관객에게는 '순이가 남편을 사랑하고 있는 건가?'하는 느낌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하지만 여기서 님은 상길이 아니라 농촌에서 자주 불렀던 노래의 가사일 뿐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영화는 순이 자신이 노래를 부르면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중심 주제는 여성주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과 영화가 가부장적 시대에서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몇 장면이 여성을 무시하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그 당시 시대 여성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영화에서 순이는 다른 영화에서의 여성처럼 성적 표현이 아니다. 관객도 극중 배우들도 그를 성적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다만, 여성 그 자체로 볼 뿐이다.


기존의 영화에서 여성은 성적으로 순결한 존재로 묘사되고, 남성이 주도하는 구원의 대상으로 존재해 왔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기존의 영화와 여성의 관계에서 벗어난다. 벗어날 뿐만 아니라 기존의 여성과 상반된 여성을 표현한다. 영화에서 순이는 남성과 같이 구원을 주도하는 사람이다. 순이는 전쟁에 참여한 남성을 대표하는 상길을 구원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여정에서 노래를 통해 능동적으로 위기를 대처하는 순이는 더이상 폭력 안에서 구원받을 대상이 아니다. 영화에서 순이는 성적인 대상도 수동적인 열할에서의 여성이 아니라 '여성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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