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주자(走者)들은 달리는 동안 절정감을 경험한다. 그들이 느끼는 실제 상태는 사람마다 꽤나 다르지만,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부를 만한 공통적인 느낌이 존재한다. 러너스 하이에 관한 질문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러너스 하이가 일정 거리를 달린 뒤 경험하는 기분좋은 상태라고 대답한다. 사실 러너스 하이가 주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스키, 서핑, 풋볼 선수와 레슬러들도 모두 그런 고조감, 최상의 능력을 발휘한다는 느낌, 세상의 꼭대기에 오른 듯한 순간을 체험한다. 주자들이 그 강렬한 느낌을 맛보는 유일한 운동가는 아니다. 우리는 그 느낌에 무엇이 포함되어 있는지 정확히 질문해야만 한다. 그런 느낌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하이"를 정의하는 것은 그다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러너스 하이를 오르가즘(orgasm)의 느낌과 연관시켜 생각하는데, 오르가즘에서는 몸과 마음이 모두 높은 자극을 받아 감각이 매우 고조된다. 어떤 사람들은 "러너스 하이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주변의 환경 자극이 완벽할 때 그리고 실제로 그런 고조감을 느낄 때라고 말한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러너스 하이의 느낌을 신체적, 심리적으로 자세히 다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오랜 동안 러너스 하이를 논의해왔지만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가에 대한 일반적 정의는 아직도 주어지지 않았다. 여러 사람들의 체험과 물리적 증거들을 살피고 나서 얻은 결론은 러너스 하이가 주자를 둘러싼 환경 자극과 달리기에 따른 신체적 스트레스에 의해 야기되는 행복감이라는 것이다.
러너스 하이라고 여겨지는 대부분의 명백한 현상들은 신체적, 심리적 측면과 연관되어 있다. 신체가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에 놓이면 마음도 그에 따라 반응한다. 흔히 엔도르핀(endorphine)이 러너스 하이와 연관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엔도르핀은 고통을 완화하는 일종의 마취 단백질로서 뇌 속에서 자연적으로 생긴다. "엔도르핀"이라는 용어는 "몸에서 생기는"이라는 의미의 endogenous와, 기분을 좋게하고 고통을 덜어주는 아편추출 화학물질인 모르핀(morhpine)에서 온 말이다. 더욱이 엔도르핀은 모르핀과 화학적으로 비슷한 신경전달물질이다. 두뇌가 모르핀에 반응하며 두뇌에 모르핀 수용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간의 세포들이 이 약제에 대한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인체가 그 고유한 모르핀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엔도르핀과 엔케파린(enkephalin)은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에게 주어진 이름이다.
운동선수에 대한 연구에서 운동과 함께 엔도르핀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증가된 엔도르핀이 달리는 중에 일어나는 기분의 변화, 특히 러너스 하이의 행복감, 그리고 운동 중에 발생하는 고통에 대한 저항력의 향상을 설명해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특별한 관심이 쏠린다. 고통이란, 독성 자극에 대한 신체적 반응과 그에 수반되는 감정적 반응을 포함하는 복잡한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고통은 신체가 해로운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경고 메커니즘이다. 이 메커니즘이 일어날 때, 스트레스와 고통을 느끼며, 두뇌에서는 엔도르핀이 증가하게 된다. 인간의 고통의 역치(閾値)는 장거리 달리기와 같은 운동의 결과로 직접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때로는 기분을 고조시킨다. 엔도르핀이 증가하면 기분의 변화를 겪는데, 그러나 기분의 변화가 언제나 좋은 쪽은 아니다. 어떤 주자들은 엔도르핀의 증가할 때 부정적인 기분 변화를 겪는다. 결국, 신체가 장거리 달리기와 같은 스트레스에 놓일 때 두뇌에서는 엔도르핀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그러하여 엔도르핀은 긍적적 또는 부정적인 기분 변화를 가져온다.
엔도르핀은 러너스 하이, 즉 장시간의 운동을 하고 난 주자들이 말하는 행복감과 관계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주자들이 느끼는 상태는 정확히 무엇인가? 달리는 사람의 마음과 몸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몸은 더 이상 제 기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음이 몸을 데려간다는 말도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고 엔도르핀이 증가할 때,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된다. 불행히도, 그 순간 그 사람이 무엇을 느끼는지 기록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없다. 수많은 사람들의 체험을 조사하고 내린 결론은, 대표적인 느낌은 존재하지만 그것을 하나로 정의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사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엔도르핀이 증가할 때 자기들이 무엇을 느끼게 되는지 묻곤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러너스 하이가 특별한 주변상황이 초래하는 것으로, 우월감과 패배를 모르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환경 자극은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깨끗하고 따뜻한 물에서 수영하는 다이버는 유쾌한 느낌을 맛볼 것이다. 반면에 흐리고 찬 물에서 수영하는 사람은 놀람, 두려움, 걱정과 실망감을 겪는다. 이런 느낌들은 달리기와도 연관될 수 있다. 춥고 비오는 날이나 어둡고 좋지 않은 경치를 가진 곳에서 보다는 풍광이 좋은 곳을 아름다운 햇살 속에서 달릴 때 우리는 행복감 또는 고조감을 느끼게 된다. 주자가 자신을 둘러싼 풍경에 몰입하여 그것과 하나가 될 수 있을 때 달리기는 향상될 것이다. 제미 허레이(Jamie Hurley)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기분이 매우 좋으며 그것을 숨기고 싶은 마음이 없다. 나는 내 주위를 둘러보며 나무, 흙, 새, 작은 동물들, 해, 지형, 바람과 같은 충만한 주변 자연환경 속에서 호흡할 수 있다."
러너스 하이의 여러 측면을 볼 때, 주변 환경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러너스 하이라고 여겨지는 여러 느낌이 존재하지만, 반면에 그 존재여부에 관한 많은 논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달리기 스트레스에 의해 일어나는 신체적 상태변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러너스 하이의 의학적 측면을 살펴보았다. 그것은 가능한 많은 신체적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엔도르핀이다. 러너스 하이의 생물학적 측면을 고찰한 뒤 우리는 고조된 행복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환경 자극을 살펴보았다. 그저 더 멀리 달리고 싶게 만드는 이상적 조건에서 이런 느낌이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러너스 하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러너스 하이의 존재여부에 관한 이런 질문은, 주로 러너스 하이에 관한 확고한 정의가 없기 때문에 생긴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도 그것을 경험하지 못하거나 "하이(high)"를 맛보지 못하고 아직도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약을 먹고 느끼는 "하이"를 달리기의 "하이"와 비교한다. 그러나 또 어떤 사람은 약에서 얻는 "하이"가 어떤 것이냐고 물을 것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20~30마일(사람들이 "하이"를 느끼게 되는 평균거리)을 달리는 사람들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하이"를 얻으려고 약을 복용하므로, 약을 통한 하이와 관련된 사례가 더 많이 기록되어 있다. 고통이 사람마다 다르듯 러너스 하이가 어떤 느낌인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고통의 인식은 걱정과 같은 비신체적 요소에 의해 악화될 수 있으며 어떤 고통은 신체적 원인조차 없을 수도 있다." 이 말은 러너스 하이에도 적용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달리는 동안 사람의 신체가 어떤 종류의 변화를 경험하는 때가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이런 변화의 원인은 환경적 측면과 그것을 둘러싼 생물학적 측면 때문일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관련된 느낌은 여전히 질문할 수 있는데, 주자가 느끼는 것에 대한 실제적인 정의가 없으므로 그 느낌이 무엇인지 일반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개인적인 느낌을 다르게 기록하며, 어떤 사람이 하이라고 생각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행복한 느낌일 뿐일 수도 있다. 러너스 하이에 관련된 여러 측면들을 관찰하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그것이 달리기든 다른 육체적 또는 정신적 활동이든, 사람이 느끼게 될 만족감의 시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이메일로 받은 내용을 요약한 다음과 같은 말이 러너스 하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통상적인 대답이었다고 생각한다.
"러너스 하이가 무엇이냐구? 나는 25년 정도 달리기를 해왔으나 러너스 하이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 거의 매번 달릴 때마다, 그리고 장거리를 달릴 때는 확실히, 만족감이나 감상의 시기가 있는데 그 때는 자동 항법장치를 가진 것처럼 주변 지형을 인식하지 못한 채 달려 나아간다. 그게 러너스 하이냐구? 나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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