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전 날, 간소한 상차림을 준비해 놓고
서재에 앉아 돋보기 넘어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초 저녁에는 아직 미완성인 수퍼문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지금은 헤드폰 속 음악에 취해 왠지 서글퍼 지는 마음을 달랠길 없다.
나는 너무나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고요한 밤이면 하루를 반성하고 기도로써 나를 고백하며 선한 눈물을 흐리고 싶은데
주님을 찾지 않은 날이 많아졌고 , 남을 사랑하지 않고, 짧은 기도도 잊은지 오래다.
구겨진 속옷을 내 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감사로운 마음으로 살아 가겠음을 새끼 손가락을 걸고 맹세 하듯이 되뇌이면서도
늘 불만을 담고 불평을 늘어 놓는다.
오늘...
지금...
아, 얼마나 감사로운 시간이며 , 가슴 벅차도록 평화로운 날인가..
나는 좀더 다른 생각과 말과 행위로 살아 가겠음을 스스로 다짐하고 싶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