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브 클림트 - 팔라스 아테나,1898년,75x75cm,Oil on canvas and inlay,오스트리아 빈 미술사박물관
아테나는 제우스(Zeus)와 메티스(Metis) 사이의 딸이다. 그러나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가 메티스의 자식이 신들을 위협할 것이라고 예언하자, 제우스는 메티스가 출산하기 전에 메티스를 삼켜버렸다. 여러 달 후에 제우스는 엄청난 두통에 시달렸고, 고통에 못이긴 제우스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Hephaistos)를 시켜 도끼로 자신의 머리를 쪼개게 했다.
이때 제우스의 머리에서 아테나는 다 자란 모습으로 완전한 무장을 갖추고 튀어나왔으니, 신이라고는 해도 상당히 엽기적인(?) 출산인 셈이다. 아테나는 전쟁과 예술, 공예의 여신으로 특히 아테네에서 수호 여신으로 숭배되었다.(물론 스파르타에서도 아테나는 숭배되었다.)
사실 아테네의 이름도 아테나 여신에게서 따 온 것이다. 아테네의 수호신이 되기 위해 아테나 여신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Poseidon)과 함께 제각기 신의 능력을 펼쳐보였다. 이때, 삼지창을 던져 땅을 가르고 바닷물을 뿜어 올린 포세이돈과는 달리 아테나 여신은 석회질의 척박한 언덕에 올리브 나무를 자라나게 했다.
결국 아테네 사람들은 자신들의 수호신으로 아테나 여신을 선택했으니, 아테나 여신은 아버지 제우스의 동생이면서 자신에게는 작은 아버지인 포세이돈과 겨뤄 이겨낸 셈이다. 그리고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가호를 받는 도시답게 아테네는 훗날 그리스 문명의 대표자로 인류 문명사에 그 이름을 깊이 남기게 되었다.
로마 신화도 아테네의 이야기와 비교될 만하다. 로마 신화에 의하면 전쟁의 신 마르스(Mars)가 산들바람으로 변하여 접촉한 레아 실위아(Rhea Silvia)가 낳은 쌍둥이 로물루스(Romulus)와 레무스(Remus) 중에서 로물루스가 로마의 첫 번째 왕이 되어 로마를 건설하였다. 로마가 무력으로 지중해를 제패하여 훗날까지 로마 제국의 명성을 떨쳤던 것도 역시 전쟁 신의 후예라서 그런 것일까?
아테네에서 아테나 여신에 대한 숭배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이고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팔라스 아테나(Pallas Athena)라고도 부르는 아테나 여신에 대해 기원전 5세기 아테네의 희극 작가로 유명한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는 희곡 『기사들』에서 다음과 같이 읊고 있다.
팔라스, 우리 폴리스의 수호자
경건한 나라,
세상 어떤 나라보다
전쟁과 시, 국력 면에서
뛰어난 나라의 통치자여,
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