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友 이야기

슈베르트 아베마리아

藝友 2019. 2. 19. 01:05

나를 비롯하여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기도에 대한 개똥철학을 하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의 기도가 하늘에 닿아 바라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도하는 대상이 가 아닌 이어야 한다는 것.

천주교 신자이긴 하나 냉담으로 성당조차 가지 않는 나일론 신자이기에 기도에 대한 개똥철학임을 분명히 한다. 

 

나의 안녕과  부귀영화를 위해 기도라는 화살을 쏘아놓고 

그 화살이 크나큰 복주머니를 달고 돌아와 주기를 바랄 때, 

아무도 보는 이 없지만 나는 민낯이 발개지고 이내 부끄러워진다. 

 

내가 아닌 누군가의 몸과 마음의 건강과 평화, 

정신적 물질적 여유라는 크나큰 복주머니가 소리 없이 날아가게끔 빌어줄 때 

비로소 하늘에 계신 누군가가 내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귀 기울여주지 않을까~

기도가 나를 위한 속삭임이 아닌 누군가를 위한 간절한 외침일 때 

하늘에 가닿을 수 있는 힘이 마음에 더해질 거라 믿는데... 

가끔은 민망하더라도 기도 속에 ‘나’를 집어넣고 싶을 때가 있다. 

가끔이 아니라 자주 그렇다.

나도 평화로워지고 싶고, 나도 재물에 욕심이 나고, 나도 조금 더 괜찮은 미래를 갖고 싶을 때 말이다.

 

나를 포함한 우리를 위한 기도를 하면 된다고.

우리 모두 평화롭게 살자고, 우리 모두 조금씩 더 가질 수 있고, 

우리 모두 조금 성장한 미래를 갖게 해 달라는 덜 부끄러운 기도를 하면

그럼 남도 좋고 나도 좋은 모두가 좋아지는 기도를 하면 되는가?

 

매번 뭔가 달라고만 하는 이기적인 기도가 아닌 다른 기도는 없을까를 고심하지만

오늘 밤도 내 마음에 평화가 자리하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고 만다.

 

 

 

Ave Maria - Luciano Pavaro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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