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友 이야기

독백 110

藝友 2021. 2. 13. 22:14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광화문 교보문고 입구에 써진 문구다.

몇 년 전 이 곳으로 이사를 하면서
서재는 두 사람이 사용하는 각자의 컴퓨터를 놓고
書架는 거실에 설치했는데 읽을만한 책들이 꽤 많이 꽂혀있으니
마음속 부자가 된듯했다.

읽기에 불편한 작은 활자로 인쇄된 옛날 책들을 상당히 솎아내고

읽어볼 만한 책으로 다시 정리를 했었다
당장 한 권을 뽑아서 읽는 것이 아닐지라도 책이 가까이 있다는 것은
어느 날 문득 읽을 수 있다는 게으른 자기 합리화 인지도 모르겠지만
때로는 책의 제목만 봐도 뭔가 알듯한 느낌을 갖기도 하니까 말이다.

지적 호기심이라 해도 좋고 사물에 대한 관심이나 애착이라 해도 좋다.
날마다 신문을 읽고, 또는 인터넷 뉴스를 들여다 보고 , TV 뉴스를 시청하고,

주변 가까이에 있는 어떤 읽을거리라도 집어 들고 읽는 것은
오랜 일상이고, 버릇이라고 해야겠다.
신문이나 잡지, 아니면 어떤 광고 전단이라 하더라도 내가 읽는 내용이
처음으로 접하는 내용이 많이 실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의 읽을거리를 그냥 지나친다면

두 번 다시 접하지 못하고 알지 못한 체 흘려보냈을
소중한 지식과 상식, 에피소드가 분명할 것이다.
그런 것들이 삶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보탬이 되겠는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며, 참인지 거짓인지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

읽어 나가면서 그 내용의 알곡과 헛것을 가려내는 자동분류기처럼
玉石을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은 우리 나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전에는 미쳐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오늘 비로소 알게 되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즐거운 일이 되고
글을 쓴 사람은 엄청난 지적 노력을 쏟아서 적어 주었고

읽는 사람은 전혀 힘 들이지 않고 내 것으로 취할 수 있음이 고맙고 즐거운 것이다.
그럼에도 글 쓴이의 지식이나 생각을 훔쳐온 것이 아니니 얼마나 다행인가.

생활에 어떤 보탬도 되지 않을 듯한 것들이라도 주섬주섬 읽으면서 글 쓴이의 생각을 통해
또 하나의 세상을 보고 또 다른 사상의 영역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적지 않은 소득일 것이다.

조그만 책자 속...

내가 경험하지 않은 타인의 일상에서 펼쳐진
한 장의 예쁜 그림엽서를 보는 것처럼 즐거움이 있으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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