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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릴지브란

藝友 2014. 2. 26. 23:21

칼릴 지브란
시와 그림 칼릴 지브란
흰 터번을 두른 만년설의 나라 레바논의 삼나무 숲에서 태어난 칼릴 지브란은 어린 시절을 사색과 명상 속에서 보냈다. 밤색 머리와 높은 이마, 꿈꾸는 듯한 눈을 지닌 그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나는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꿈꾸지 않았다.' 열두 살이 되던 해 지브란의 가족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다. 보스턴의 빈민굴에서 그는 영적인 것과 동양적인 것을 찾아헤매는 이방인으로 살아갔다. 수도원 같은 화실만이 그를 온전히 존재케 한 공간이었다. 이때 그를 구원한 이는 열 살 연상의 메리 해스켈이었다. 지브란이 그녀에게 보낸 편지 묶음과 그녀의 일기장은 그녀가 지브란의 삶을 지탱해 준 큰 힘이었음을 말해 준다. 지브란은 해스켈의 최종 승인을 받기 전에는 단 한 줄의 글도 출판사에 보내지 않았다.

시인은 그녀와 결혼할 생각을 하지만, 나이 차이를 극복한 결혼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믿은 해스켈은 그의 청혼을 거절하고 그녀의 사촌과 결혼한다. 그후 지브란은 뉴욕의 은둔처에서 고독하게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침묵을 견뎌 냈다. <예언자> <부러진 날개> <모래와 거품>을 비롯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킨 그는 모든 작품과 그림 도구들을 해스켈에게 남기고 48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특히 그 자신이 그린 탁월한 수채화 그림들이 수록된 시집 <예언자>는 타고르의 <기탄잘리> 이래 '동양에서 나온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란 찬사를 받으며 20세기에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불후의 명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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