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友 이야기

독백 42

藝友 2015. 3. 12. 13:31

겨울이라고도, 이라고도 말 할 수 없는  어느 계절의 범주에도 넣어 줄 수 없는

그런 날 들이 지루하게 반복 되고 있다.

 

창밖 저 너머 에서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 오지만

커다란 창으로 나른하게 쏟아져 내리는 환한 햇살 덕분에

그 부드러운 온기를 맘껏 누리고 있는 아침이다.

 

수일째... 

나를 기다리고 있는 자잘한 일들이 쌓여 있는데도  어느것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마음만 어수선 하다, 아마도 나는 지금 많이 지쳐있나 보다.

순서대로 착착 진행 되어야 할 일 들이 중간에 멈춰 선 듯 지연 되어가는 것을 바라보니

나의 인내심 또한 점점 바닥을 드러내 조바심으로 스스로 지쳐 가는 것 같다.

 

게다가 봄을 줬다가 뺏었다가 하는 이놈의 얄궂은 날씨까지 합세 하여

우울이란 녀석이 슬금슬금 다가와 이제는 내 몸을 점령하여 이상 증세 까지 보이기 일쑤다.

약간의 현기증과 무기력 증으로 인해 한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은 ...겁이 난다.

 

봄 날의 따스함이라도 이어 진다면 잦은 외출로 기분 전환이라도 해볼 요량 이지만

통 바깥 출입을 하지 않으니 햇볕을 쬐지 못한 육신이 우울 속에 퐁당 빠져 들고 만다.

그런 마음과 나의 상태와는 아랑 곳 하지 않고 나날은 잘도 흐른다.

아, 人生이라 불리는  나무에서 내 몫의 하루 하루가 속절없이 나락으로 떨어져 나가고 있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집 안의 변화와 편도염으로 앓아 누웠던 몇 날이 있었던 탓에  지난 구정이후 오랫만에 외출을 하였다.

카메라를 들고 그동안 잠자고 있던 나의 감성을 일으켜 세우다.

 

 

지나가던 길..

화원 앞을 환하게 장식한 갖가지 꽃들 , 그래 봄이구나.

아직 겨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감성이 꽃을 보자 화들짝 놀란다.

바람이 많은 , 옷깃을 여미게 하는 꽃샘 추위가 봄인지 겨울인지 분간키 어렵지만

꽃을 발견하니 어느새 봄인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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