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가면 모든 것들이 변한다.
안도 변하고 바깥도 변하고 나의 모든 것, 외모와 자아도 변한다.
삶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대개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이에 세상도 빠르게 변하고,
그 변화는 나와 속도를 맞추지 않고 언제나 너무 늦게 오거나 빨리 오기도 한다.
변화는 늘 나와 함께 있지만 마음대로 통제할 수없기 때문에 변화에 겁을 먹는 것은 사실이다.
예기치 않은 변화가 생기면 불안해하고 삶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 갈까봐 두렵다.
내가 환영하든 거부하든 변화는 일어나는데, 삶의 다른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그냥 일어는데 말이다...
지금까지의 익숙한 상황에 작별을 고하고 새롭고 낯선 상황을 만들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삶에서 하나의 문이 닫히면 언제나 다른 문이 열린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너무 안일하게 살아왔나보다. 그래서 변화라든가 어려움이 생기면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며 지치고 만다.
어렵고, 힘듦, 복잡함에 익숙치 않아 늘 단순하게만 지내고 싶었음은 부인하지 못한다.
아무튼,
1차 항암치료를 받은 후 내몸은 많은 변화를 맞고 있다.
쉽게 피로하고 근육통으로 온 몸은 만질 수도 없이 아프며, 불면과 변비로 고통받고...
의사와 지인들의 이야기로는 단백질 위주의 식사로 다음 항암을 위해 최대한 잘 먹으라고하는데
일단, 아무것도 먹을 수없을 정도로 입이 쓰다. 맹물도 쓰다.
음식맛은 느낄수가 없다. 그래도 나는 잘 먹도록 노력한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
가끔, 공원을 걷기도 하고 집 안에 놓여있는 자전거타기도 하면서 체력을 보강하고 있다.
체온을 높이기 위해 족욕도 하면서...
주사를 맞고 어느정도 지나야 회복이 되나요? 물으니
2주가 지나야 된다고 주치의는 말씀 하신다.
어쩜...
2주가 가까워 오니 몸도 제법 가벼워지고 그동안 짓눌러 왔던 여러 증상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새로운 증상이 도래하다.
탈모...
뭉텅 빠져 나가는 머리카락을 쥐고 통곡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