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이 어디가 되었든
외로움 쯤은 장신구 처럼 내몸에 걸치고 살 각오가 되어 있었다.
스스로를 고립 시키고 유배시킨 청라 에서의 삶이 잘 살아질 것이라고....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남들보다 탁월하여
나의 젊은 날의 터전을 뒤로 하고 이곳에서의 삶이 그런대로 잘
살아질 것이라는 생각말이다.
늘 조금은 시끌벅쩍 했던 도시와 분주했던 나의 일상이
빈손으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비우고 ...그렇게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했던것은
어떤 연유에서 였는지 생각해 본다.
일순간에 고요속 유배지와 같은 곳에 머물게 된것을...
나는 아주 표나지 않게 많은 것에 열중하며 잘 지내고 있다.
이곳에 정착 하면서 <신앙 생활>도 열심히 할 것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갖가지 취미>를 더욱 활용하여 <외롭지>않을까 라고 반문했던
스스로에게 <난 괜 찮아>라는 철퇴를 가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늘 외롭다.
태풍 제 12호 나크리(NAKRI)가 소강 상태로 접어 들 무렵 집을 나서다...
그동안 주먹 구구식으로 셧터만 눌러 왔던 사진에의 열정을 좀터 체계 적으로 습득 해볼 요량으로
다시 독학에 시간을 할애해 보려 작정하고 말이다.
<사진>은 많이 찍는것과 잘 <읽는>것이 최고라는데 ..
사진을 보는게 아니고 읽는 것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사진가들이 어떤 의도로 찍었는지 그 의도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먼저 대상을 찾아 내야하고
내 마음을 끌어 당기는 피사체를 찾아 그것을 담아야 좋은 사진이라 하는데..
그동안 생각 없이 찍어온 사진이 조금 창피함 마저 든다.
해서..한권의 책을 선택했고
chopin 의 녹턴과 마주르카등이 실린 CD도 구입하다.
왠지 맘이 풍요로워진 느낌이다.
책을 읽으며 사진에의 것을 습득하며 ,음악을 들으면 먹먹한 가슴이 조금은 풀리려나?
오늘... 복잡한 마음을 안고 집에 안주 하기가 거북하다
스스로 내가 제일 싫어하는 행동을 하고 말았으니
사람들은 자기가 성을 내는데는 이유가 있음을 정당화 시키고
남이 자기에게 성을 내는것은 사소한 것이라도 못견뎌 하는 .. 참으로 자기 중심적이다.
나이 들수록 온유해 지기는 커녕 갈수록 인내심도 없고 너그러움 보다는 옹졸함에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그런데..그것들이 아주 큰 상처가 되어 좀체 마음을 추스리기 어렵다는 말이다.
아, 나는 왜 지혜롭지 못한가
나는 분명 잘 못 살고 있는 것이다.
심곡 천변의 이름모를 꽃이다.
우리 윤경이가 아파트 단지내에 있던 이 꽃을 꺽으며 할미에게
<브라질 맨드라미>라고 일러 주던데 찾아보니 그런 꽃은 나오지 않는다.
빗물을 머금은 꽃들이 촉촉히 젖어 있어 싱그럽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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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마음을 추스리자
사는건 별거 아니고 모든건 지나가기 마련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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