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友 이야기

9월 藝殿 에서

藝友 2015. 9. 20. 23:17

 

 

 

9월 

뜰이 슬퍼 하고 있다.

비가 꽃 속으로 시원스레 빠져 들어간다.

여름이 그 마지막을 향해

잠잠히 몸부림 친다.

 

잎새들이 하나씩 금빛 물방울이 되어

높은 아카시아 나무에서 굴러 떨어진다.

죽어가는 정원의 꿈속에서

 여름이 깜짝 놀라 피곤한 웃음을 띤다.

여름은 지금 잠시동안

장미꽃과 더불어 잠들고 싶어 한다.

 

이윽고 여름은 서서히

피로한  그 큰 눈을 감는다.

 

...

헤르만 헷세의 詩 9月이다.

 

9월은 가을냄새를 풍기며 생활 속으로 접어든다.

꽃 밭에 앉아 꽃 잎을 보고 풀향기 가득한 풀밭을 지날때면

그 여름이 영원할 것 같았던 이글거리는 태양까지도 버거웠는데..

어느새 소슬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창틈사이 햇살마저 따사로움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9월은...그렇게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내 곁에 와서 어깨를 툭 치며

몇 발자욱 저 만큼 앞서 가고 있다.

 

 

어제는 아기다리 고기다리 하던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회를 감상 하였다.

 

한달에 한 두번 정도 예전을 방문 하는건 순전히 연주회 감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가끔은 미술 전시회도 겸하긴 하지만,음악에 대해서 알아감의 시작 단계로

늘그막에 외출과  연주회를 벗삼아 지내고 있다는게 스스로 대견스럽기 까지 하다.

 

자전거타는 날이나, 포토샵 강의가 없는 날이면

연주회를 가거나, 집에서 독서를 즐기는 수준이니 이 또한 감사 할 일이다.

 

오늘은 ....다행히 연주회 시간이 14시였던 관계로 느긋하게 관람하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주위도 돌아 볼 수 있었으니

하루를 더욱 풍요롭게 보낸 것 같아 만족스럽기까지 하였다.

연주회 시간이 야간이면  집에 돌아 오기 바빠서 종종걸음치기 일쑤니 말이다.

 

늘 카메라를 소지하고 다니지만 <음악당>에서는 촬영이 금지라

위 사진은 시작하기 직전에 순간적으로 몰카를 한 것이다.

 

오늘의 연주회 곡명은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서곡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16번(e단조)

 중간 휴식 하고 마지막은 드보르작의 제9번 교향곡 <신세계>

 피아니스트 손열음 양의 건반 위의 현란한 타건에 놀라움을 금 할 수 없었고

초 가을 감성에 딱 들어 맞는 선곡과 두 시간 가량의 감미로운 연주,
2층 맨 앞 자리에서 가감없이 직접 볼 수 있었던 감동이 아직도 여진으로 남아 있다.

청명한 가을 하늘 만큼이나 마음이 맑아져서 매우 기분 좋은 하루였다

 

 

 

귀가길  ...

예전의 정문 앞에서 농악놀이가 한창이다.

많은 시민들의 참여로 예전 앞이 북적였던 탓에  느긋한 촬영을 할 수 없었지만

현장감 넘치는 사진, 한 두장은 담아봤다.

 

 

 

 

 

'藝友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香氣  (0) 2015.09.23
無花果  (0) 2015.09.23
목요 라이딩  (0) 2015.09.17
독백 53  (0) 2015.09.13
노블레스회원 예전에서  (0) 2015.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