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다른 곳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닷가
그 마을에 가면
정동진이라는 억새꽃 같은 간이역이 있다
계절마다 쓸쓸한 꽃들과 벤치를 내려놓고
가끔 두 칸 열차 가득
조개껍질이 되어버린 몸들을 싣고 떠나는 역.
여기에는 혼자 뒹굴기에 좋은 모래사장이 있고,
해안선을 잡아넣고 끓이는 라면집과
파도를 의자에 앉혀 놓고
잔을 주고받기 좋은 소주집이 있다.
그리고 밤이 되면
외로운 방들 위에 영롱한 불빛을 다는
아름다운 천정도 볼 수 있다.
강릉에서 20분, 7번 국도를 따라가면
바닷바람에 철로 쪽으로 휘어진 소나무 한 그루와
푸른 깃발로 열차를 세우는 역(驛)
같은 그녀를 만날 수 있다.
- 김영남, 「정동진」
두번째 도착지 정동진이다.
유명 드라마의 촬영 배경이 되었던 장소가 유명 관광지로 개발된 처음이 바로 정동진역이다.
정동진역과 그 주변의 잔잔한 아름다움은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이란다.
이곳은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역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기차,
해풍에 허리를 구부린 소나무가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해풍에 몸을 맡기고 스스로 건조되는 덕장의 황태
해변을 걷고 있던 모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