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29
병실문을 드나드는 간호사 선생님들의 발길이 분주 해졌다.
혈압을 다리로 재는건 난생 처음본다.
일단 두 팔은 수술 때문에 주사바늘을 꼽을 수 없고 혈압을 잴 수도 없단다
그래서 수술용 주사바늘을 꼽으려고 다리의 혈관을 찾는데
간호사 한 사람이 들어와 20여분 다리를 두들기며 바늘을 꽂았다 뺐다를 반복한다.
하다하다 안되니 다른 간호사 선생님과 둘이서 합동작전이다.
그래도 찾는데 실패, 다른 간호사 한분이 더 들어와 셋이다.
수술용 시트는 병실 앞에 와서 기다리고 혈관은 찾지를 못하니 간호사
셋이서 두 다리를 번갈아가면서 시도를 하는데 도저히 안되는지 , 집도의 한테 전화를 한다.
그냥 한족 팔에 꽂으라는 지시를 받다. 그러기까지 1시간 20분이 걸렸다.
다리는 바늘이 들어갔던 자리 여기저기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팔에 주사기를 꽂자마자 눈을 감고 흔들거리며 침대에 실려 수술실로 간다.
덜컹거리는 수술용 배드에 몸을 맡기도 가는데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수술실에 도착하자 담당 간호사들이 의례적인 인사를 하고 뭘 묻는데 난 정신이 하나도 없다
무슨 말을 듣고 대답을 했는지, 누군가 와서 내 손을 잡고 기도를 하는데 눈물이 또 흐른다.
울지마세요~..하며 눈물을 닦아주는데 소리까지 내면서 울고만다.
수술대 위에 올라가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그 순간이 세상과 마지막으로 느껴짐이 말이다.
집도의가 울지 마라고 하는데 눈물이 더 흐른다.
자~..이제 마취 들어 갑니다. 하는데 어느새 몽롱해지고 아무것도 모르겠다.
불이 환하다.
꽤나 넓은 곳인데 환자분 눈 뜨세요~...하고 여러 곳에서 소리가 들린다
수술이 끝난 사람이 나만이 있는게 아닌가 보다.
누군가 내 볼을 만진다.
엄마 잘했어! 수술 잘 됐데 하는 말에 흑흑 거리며 또 울고 말았다.
마취가 아직 다 깨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 하다고 절대 울지 마라고 하는데
꺼이꺼이 눈물이 난다.
수술시간도 짧았고 , 잘 됐으니 걱정하지 마라고 하는데 하염없이 울고만다.
병실로 옮겨지다.
저녁에 교수가 회진을 돌며 병실에 왔다.
수술실에서 무슨 생각 하셨어요? 하고 묻는데
무슨 생각을요?..하고 되 물으니
눈물 흘리셨잖아요~ 하는데 조금 멋쩍다.
간호사들이 수시도 드나들며 혈압을 재고 진통제도 놓고 약도 놓고 간다.
저녁에는 죽을 먹고 내일 아침부터는 밥을 먹어도 된단다.
소화기관을 수술 한게 아니니 정상적으로 식사를 해도 되고,
다음 날 퇴원하라는 의사지시에 깜작 놀라다.
벌써?
병원에서 해 줄게 없단다 .
수술중에 떼낸 조직은 다시 검사에 들어 갔으니 6월 7일에 외래에서 확인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린다고 하니 아직도 첩첩산중이지만,
그래도 믿는다, 모든 것이 잘 될것이라고.
어느 목사님 말씀대로 ‘하느님이 나를 참으로 많이 사랑하시니’...
나를 위해 기도 해주시는 목사님이 세 분이나 계시니, 진정 복 받은거 아닌가?
저녁때 큰 오빠네 가족이 병문안 오셨다.
그간의 이야기를 전해 드리니 천만다행이라고 진실한 크리스찬인 두 내외가
기도하겠다고 하면서 귀가 하셨다
수술이 끝나고 마취기가 다 가시지 않았지만 난 잠들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