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외가에 온 아이들...
덥다고 안방 침대위에 널부러져 폰에 푸욱 빠져 지냈다.
우리집은 안방에만 에어컨이 있기에,
칼릴 지브란은 저서 [예언자]에서 부모는 "구부러진 활"에, 자녀는 "쏘아놓은 화살"에 비유한다. 부모는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을 구부려 화살을 앞으로 향하게 만든다. 어딘가의 과녁에 가 닿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겠지만, 화살이 그곳에 정확히 안착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태풍 같은 거센 바람이 불지도 모를 일이고, 중간에 어딘가에서 날아온 돌에 부딪혀 다른 방향으로 튕겨져 나갈지도 모를 일이다. 중요한 것은 날아가는 화살이 가고 싶은 곳을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고, 화살이 가 닿은 곳에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가는 길이 모두 다르다. 가고 싶은 곳도, 이루고 싶은 것도 모두 다르다. 부모님은 그걸 일찍부터 알고 계셨다. 어디로 가야 할지를 정해주기보다는, 어디로 가더라도 내 두 발로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에 주력하셨다. 지켜봐 주고, 넘어지면 일어설 때까지 웃어주셨다. 아파? 괜찮아. 크게 안 다쳤지? 자, 이제 걸어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