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友 이야기

외로움

藝友 2010. 1. 17. 19:54

 

 

 

 

신이 세상을 이리 저리 다니다가 홀로 높은 산 정상 바위에 하염없이 앉아 있는 사람을 보았다.

"넌 어찌 이러고 있느냐?"

"자비로우신 신이시어, 어찌하여 사람에게 외로움을 느끼게 하셨습니까?

슬픔과 괴로움은 그런대로 참아 내겠으나 이 외로움만은 견디질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저 산 밑으로 뛰어 내리려 하고 있는 중 입니다."

외로운 사람은 신의 물음에 고개도 돌리지 않고 멍한 시선으로 산 아래를 바라보며 중얼거리 듯 말했다.

"사람이여, 외로움은 신의 느낌이다. 사람은 느끼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어찌 이렇게 느껴야 하는 것입니까?"

"그 것은 너를 만들 때 날 닮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널 사랑하기에 외로움을 느끼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게 세상을 살기를 바랄 뿐이다. 기쁘기 위해선 슬프기도 해야 하고 즐겁기 위해선 힘도 들어야지.

행복하기 위해선 불행도 해야 하고. 사랑하기 위해선 미워도 해야 하고...

그러나 외로움만은 사람들이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은 신의 느낌을 갖기에는 너무 약한 존재이거든.

그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할 거야.....  그런데 그 고통스러움을 잘 견디기만 한다면 이 광활한 우주에 깃든 신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는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가슴이 옥조이고 미칠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감당하기가 힘들지..... 

그러나 어쩌다 한 둘은 잘 견디고 잘 버티더구나. 그리고 나와 같은 숨을 쉬더구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글쎄.... 신 한테  의미라.... 그러고 보니 넌 잘 견뎌낼 것 같구나. 자 그럼 난 가야겠다."

외로운 사람은 신이 사라진 후에도 오랫동안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어둠이 깔리고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자신이 서 있는 산 마루로 쏟아질 듯 가득한 것을 보자 외로운 사람은 탄성을 질렀다.

"아! 그렇구나. 아름다움! 외로움은 아름다움을 보게 하는구나!"

그는 자신이 수 많은 별들과 어울려 있는 한 개의 별인 것을 알았다.

그는 우주의 일부분이었다.

그가 있어 우주는 아름다운 것이었다.

외로운 사람은 가슴에 북받치는 희열을 느끼며  외로움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외로움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  

이 세상 부귀 영화를 다 누려도 외로움은 더 도드라질 것일게 분명하다

외로움은 자신을 또렸하게 느끼는 것일거야...

어쩌다 신이 실수하여 사람에게 외로움을 느끼게 했는지...

 

진정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외로움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일수도....

말 없이...말 없이...말 없이 말이다...

'藝友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날의 국화향  (0) 2010.02.03
생애 첫 작품  (0) 2010.01.23
온누리 산행  (0) 2010.01.06
겨울산 눈 밟기  (0) 2010.01.05
수상소감 한마디가..  (0) 2010.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