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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110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광화문 교보문고 입구에 써진 문구다. 몇 년 전 이 곳으로 이사를 하면서 서재는 두 사람이 사용하는 각자의 컴퓨터를 놓고 書架는 거실에 설치했는데 읽을만한 책들이 꽤 많이 꽂혀있으니 마음속 부자가 된듯했다. 읽기에 불편한 작은 활자로 인쇄된 옛날 책들을 상당히 솎아내고 읽어볼 만한 책으로 다시 정리를 했었다 당장 한 권을 뽑아서 읽는 것이 아닐지라도 책이 가까이 있다는 것은 어느 날 문득 읽을 수 있다는 게으른 자기 합리화 인지도 모르겠지만 때로는 책의 제목만 봐도 뭔가 알듯한 느낌을 갖기도 하니까 말이다. 지적 호기심이라 해도 좋고 사물에 대한 관심이나 애착이라 해도 좋다. 날마다 신문을 읽고, 또는 인터넷 뉴스를 들여다 보고 , TV 뉴스를 시청하고, 주변 ..

藝友 이야기 2021.02.13

눈 내리던 날

아주 오래전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느 겨울 섬을 왕래하던 연락선이 부두에 묶여 있던 밧줄을 풀고 배가 막 떠나려는 순간 뱃전에 서있던 사람이 안고 있던 닭 한 마리가 푸드덕 날갯짓을 하며 부두 삼바 시로 뛰어내린다. 닭 주인은 깜짝놀라 뛰어내린 닭을 잡기 위해 엉겁결에 자신도 닭을 쫓아 훌쩍 뛰어내리고 말았다. 갑자기 생긴 일이지만 가까스로 닭을 다시 잡았는데 연락선은 그 사이에 저만큼 멀어지고 말았다. 멀어지는 배에는 항구에서 구입해 가는 몇가지 생필품 보따리가 있었고 배를 돌려서 자신을 태우고 가라며 소리소리 질러봤으나 배를 돌 릴리 만무했고 낭패스러움에 주저 앉고 말았다. 몇 시간 후 겨울 바다를 항해하던 연락선은 돌풍을 만나서 좌초하고 배가 ..

藝友 이야기 2021.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