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작은 굼뜨고 손끝은 여물지 못한 것을 느끼는데도 뭔가 해볼 만한 일이 없는지 늘 두리번거린다. 누구라도 세상살이를 회계장부 마감하듯이 깔끔하게 정리하고 끝낼 수 없는 일이다. 곳곳에 널려있는 것이 내가 저질러 놓고 마무리하지 못한 것들로 질펀하니 한 두 가지쯤 더 벌려 놓는다 해서 크게 난삽해 보일 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새로 시도해서 작은 것이라도 끝맺음할 수 있으면 다행이고 하다가 말면 그 역시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고집스러운 나만의 생각이다. 그런 엉뚱한 생각은 나의 지나온 인생의 후회스러움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한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붙들고 늘어지면 20년이라는 시간은 어떤 것도 이루어내지 못할 시간이 아닌데 거슬러 20여 년을 허송해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