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것들과 함께 지고 가기엔 벅찬 것이 삶일지라도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 또한 삶이다 천인절벽 끝에서 문득 뒤돌아보는 망아지처럼 건너온 세월, 그 물살들 헤어본다 한들 누가 제 버린 발자국, 쓰린 수저의 날들을 다 기억할 수 있는가 독충이 빨아먹어도 아직 수액은 남아 나무는 푸르다 누구.. 짧은글긴감동 2011.11.21
비가 와도 좋은 날 비가 와도 좋은 날 - 이외수 옛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은 창밖에 비가 와도 좋다. 밤은 넝마처럼 시름시름 앓다 흩어져가고 자욱한 안개 님의 입김으로 조용히 걷히우면 하늘엔 비가 와도 좋다. 세상은 참 아프고 가파르지만 갈매기도 노래하며 물을 나는데 옛 사람이 그리울 때만은 창밖에 주룩주룩 비.. 짧은글긴감동 2011.10.21
10월 - 10월/오세영 - 무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 짧은글긴감동 2011.10.03
살아있기 때문에 살아있기 때문에 / 이정하 흔들리고 아프고 외로운 것은 살아 있음의 특권이라네 살아 있기 때문에 흔들리고 살아 있기 때문에 아프고 살아 있기 때문에 외로운 것 오늘 내가 괴로워하는 이 시간은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에겐 간절히 소망했던 내일 지금 내가 비록 힘겹고 쓸쓸해도 살아 있음은 무한.. 짧은글긴감동 2011.10.01
구름 걸린 미루나무 -구름 걸린 미루나무- 이외수 온 세상 푸르던 젊은 날에는 가난에 사랑도 박탈당하고 역마살로 한 세상 떠돌았지요 걸음마다 그리운 이름들 떠올라서 하늘을 쳐다보면 눈시울이 젖었지요 생각하면 부질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알 수 있지요 그리운 이름들은 모두 구름 걸린 언덕에서 .. 짧은글긴감동 2011.09.13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이다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이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말들도 기도의 말들도 모두 너무 투명해서 두려운 가을빛이다 들국화와 억새풀이 바람 속에 그리움을 풀어헤친 언덕길에서 우린 모두 말을 아끼며 깊어지고 싶다. .. .. 우린 모두 말을 아끼며 깊어지고 싶다....... 짧은글긴감동 2011.09.11
존경 할 수 있다는 건 축복 입니다.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것은 축복입니다. 입사한 지 이제 1년, 최근까지 한분의 과장님 때문에 매일 같이 퇴사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장님이 모자란 사람이라면 차라리 낫습니다. 모든 프로젝트와 일을 칼같이 해결하는 양반입니다. 문제는 부하직원들도 자기처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 짧은글긴감동 2011.07.31
울리지 않는 바이올린 울리지 않는 바이올린 - 미우라 아야코 - 남편의 친구가 어느 날 우리 집을 방문했다. 그는 얼굴도 잘 생겼으며 건강해 보였고 모든 면에서 뛰어난 사람처럼 보였다. 남편과 같이 있는 동안 그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시를 읊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매혹된 나는 “악기.. 짧은글긴감동 2011.05.31
젖이라는 이름의.... 젖이라는 이름의 좆 김민정 네게 좆이 있다면 내겐 젖이 있다 그러니 과시하지 마라 유치하다면 시작은 다 너로부터 비롯함일지니 어쨌거나 우리 쥐면 한 손이라는 공통점 어쨌거나 우리 빨면 한 입이라는 공통점 어쨋거나 우리 썰면 한 접시라는 공통점 (아, 난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을 도려냈다고! .. 짧은글긴감동 2011.02.03
이해인 수녀가 말하는 박완서 이 해인 수녀가 말하는 '박완서' 박완서 선생님의 수필집,<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지난 14일 온양 온천에 갔던 길에 사와서 읽고 있는 중이었는데, 오늘 부음을 듣게 되었군요. 아마도 이 책이 선생님의 절필이였던 것 같습니다. 2010년 8월에 초판이 나온 책이였으니... 그 앞서 나왔던 <호미&.. 짧은글긴감동 2011.01.30